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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마켓 근무 3주 차 일상일상 2021. 10. 14. 01:09
우리집 안에 새로운 변화가 생겼다.
갑자기 슈퍼마켓을 하게 되었고, 취준생이던 백수는 여기에 붙잡혔다.
추석연휴부터 10년 묵은 때를 벗겨냈지만
3일안에 전부를 해내지는 못했다.
다만 가게 입구에 젤리나 초코바 같은 걸로 진열했고, 쉴수 있는 작은 방을 페인트 칠하고 장판을 깔았다.
매장오픈은 하였지만
포스에 카드사 연결이 되지 않아 몇몇 카드만 되었고,
하필 재난지원금과 지역화폐도 안되서 수백번 설명하고,
담배 없는 이유도 설명하고,
가게 바뀌었다고도 설명하고.
오픈 첫날은 집에 오니 아무말도 못할 지경이었다.
양쪽 다리는 여전히 무슨 가정폭력 당한 사람 마냥 앞쪽이 온통 멍이고,
내 심장은 무슨 손에서 뛰는지 손이 퉁퉁 부었고, 한 일주일전에는 반지가 손가락에서 빠지지가 않아 고생했다.
매장 오픈하고 9시반부터 밤 11시반까지
매일 14시간씩은 일했던 것 같다.
주말에 약속있거나 하면 잠시 빠져나갈 수는 있었지만,
약속이 끝나면 마트로 왔고 마감까지 쭉ㅎㅎ
약 매장 오픈 3주가 지난 지금
대략 물건 납품해주는 대리점은 다 알겠고,
같이 일하는 삼촌도 왔고,
계산도 꽤나 익숙해졌다.
미리미리 빠진 물건은 기록해놨다가 대리점에 요청하거나 사장님께 사다달라고 하고 있다.
이제 자주오는 손님들은 뭘 사가시는 지도 좀 알겠다.
틈틈히 청소하고,
라면 배열도 바꾸고,
술도 잘팔리는 술의 진열 양을 늘리기도 하고,
손님들이 자주 찾는 음료를 꺼내기 쉬운 위치에 배열하기도 하고,
통조림도 같은 종류끼리 나란히 진열하기도 했다.
정리를 하니 물건이 너무 없는 것 같다는 손님도 계셨지만,
대부분 깨끗해졌다고 좋아하셨다.
우리 가게는 외국인 손님도 많은 편이고,
20대 이상 손님이 대부분이다.
어린이나 학생은 거의 없는 것 같다.
그냥 태생이 밝고 인사가 먼저 튀어 나가는데 좋게 봐주시는 분들껜 너무 감사하기도 하고,
손님이 아애 무반응이면 기분이 좋진 않더라.
그리고 돈이나 카드 던져주는 손님.. 내가 똑같이 해도 괜찮을 건가??...
다양한 인간들을 경험하고 있다.
쨌든 작은 슈퍼라도 겁나나나나나게 바쁘다.
신기하게도 쉴틈이 없다.
물건내리고, 가격정하고, 가격표만들어붙이고, 포장하고 진열하고,
틈틈히 음료나 술 채우고,
포장된 야채나 과일 상한 거 없나 확인하고,
창고에서 물건 꺼내오고,
대리점 물건 검수하고, 상품등록하고, 출금하고,
재고확인하고, 발주하고,
유통기한지났나 확인하고, 계산하고, 손님이 물어보면 대응하고,
종량제 봉투 접어두고, 밥먹고, 치우고, 청소하고, 정리하고 하하하
나도 이직 준비해야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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